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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르몬양성 허투음성 2기 젊은 유방암 환자다. 오늘은 전절제와 곽청술 수술 후기와 퇴원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유방암 수술 전 입원
10월 27일 드디어 수술 전, 입원 날이 되었다. 오후에 입원 수속을 하면 되지만, 오전에 교수님을 만나야 한다고 해서 일찍 병원에 왔다. 교수님은 부분절제와 전이가 확인되어 감시림프절절제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점심을 먹고, 입원 수속을 하였다. 병실은 다행히 2인실로 배정되었다. 잠귀가 예민하고, 다인실은 화장실이 밖에 있기 때문에 2인실로 신청했다. 그런데, 좁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말로 병실은 좁았다. 1인실을 개조해서 만든 2인실이라 보호자들이 뽀뽀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고, 환자가 지나갈 통로조차 없을 정도였다. 너무 불편할 것 같아 바로 4인실로 신청했고, 다음날 옮길 수 있었다.
입원복으로 갈아입고, 간호사실로 나가 키와 몸무게를 쟀다. 그리고 복용하는 약이나 수술했던 히스토리를 얘기했다. 병실에 쉬고 있는데 전문의가 와서 수술 설명을 하면서 수술동의서를 작성했다.
유방암 크기는 1.3cm이고 전이가 있고, 부분절제를 한다고 했다. 혹시나 전절제가 될 수도 있고, 그렇다면 보형물을 넣는다고 설명해 주셨다.
개인병원에서는 1.6cm였는데 왜 1.3cm냐고 물으니 병원마다 초음파 기기 차이가 있어서 다를 수도 있다고 한다. (수술 후에도 1.3cm가 맞긴 했다.) 전이는 초음파상 2개가 보이는데 확실한 건 수술을 해봐야 안다고 했다. 림프절은 전이된 몇 개만 뗀다고 했고, 곽청술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다음날 아침 감시림프절 검사를 한다고도 했다. 유륜주사를 맞아서 파란색 액체가 퍼지면 전이가 얼마나 됐는지 알 수 있는 검사라고 했다. 보통 위치 때문에 와이어 삽입도 하는데 와이어 삽입은 안 한다고 했다.
수술시간은 언제냐고 하니까 젊어서 제일 늦게 수술을 할 것 같다고 한다. 아마 오후 2,3시는 되어야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한다. 다음날 아침 정해진다고 한다.
저녁을 먹었다. 정말 맛이 없었다. 병원 짬바가 되는데 밥 맛이 없는 편인듯하다. 그렇지만 다음날 오후까지는 금식을 한다니 열심히 먹었다.
간호사님이 와서 내일 수술을 위해 수술 바늘을 놓는다고 한다. 전절제 수술을 할 수 도 있기에 다리에 맞아야 한다고 한다. 근데 혈관이 잘 안 보인다고 했다. 바늘을 꽂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이따가 다시 온다고 했다. 그리고 한참 뒤에 오더니 내일 바늘 잘 꽂는 간호사님이 오셔서 아침 일찍 맞자고 하셨다. 나는 좋다고 했다. 바늘이 너무 아팠거든. 그리고 불편한 다리로 움직이기도 너무 힘들 것 같으니까. 수술 전 날 편하게 있을 수 있어서 좋았다.
밤 12시까지 먹을 수 있대서 11시 30분에 집에서 싸 온 군고구마도 야무지게 먹고 주전부리까지 입에 털어 넣었다. 그리고 잠을 청했다. 암 판정을 뒤부터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 다음 날 수술해서 내 몸에 있는 암덩어리를 떼낸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어서인지 정말 잘 잤다.
유방암 전절제, 곽청술 하다
다음날 오전 7시가 되기도 전에 간호사님이 깨워서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대기하라고 하셨다.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간호사 님 두 분이 오셨다. 바늘을 잘 꽂는 간호사님이라고 하셨는데 실패를 하셨다. 2번 만에 성공하셨고, 내 다리엔 엄청 큰 피멍이 들었다.
유륜주사를 맞으러 뼈스캔하는 곳으로 휠체어를 타고 내려갔다. 뼈스캔 하는 곳에 누워 유륜주사를 맞았다. 마취가 없어서 엄청 아프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참을만했다. 검사는 간단하게 누워서 촬영했다.
그런데 갑자기 와이어를 심으러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 어제는 안 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생각지도 못한 와이어를 하려고 하니 긴장이 되었다. 초음파를 보면서 와이어를 찔렀는데 마취 하나 없이 꽂으니 너무 아팠다. 유륜주사보다 더 아팠다.
그러고 유방엑스레이 촬영을 하러 갔다. 엑스레이 촬영 안 그래도 아픈데 와이어 심은 채로 하니까 더욱 아팠다. 갑자기 서러움이 몰려와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내 표정이 안 좋은지 촬영해 주시는 분이 괜찮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검사가 다 끝나고 병실에 돌아왔다. 시간이 오전 9시쯤 되었다. 이제 좀 쉬어볼까 하는데 갑자기 수술하러 이동해야 한다고 한다. 분명 오후에 한다고 했는데 남편에게 바로 집에 연락을 드려달라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수술대기실엔 보호자 1명만이 된다고 했다. 남편만 등록되어 있어서 다른 가족들은 못 오는 코로나 시기였는데, 엄마가 너무 걱정이 돼서 병원에라도 와야 될 것 같다고 해서 동생이랑 같이 오기로 했었다. 1층 로비에라도 기다리고 있겠다고 하시면서 말이다. 12시쯤에는 오면 될 것 같다고 했는데, 수술시간이 갑자기 바뀌어 버렸고, 정신이 없었다. 가족들에게 전화를 할 시간도 없었고, 전화를 하게 되면 통화하다 울 것만 같아서 그냥 이동하기로 했다.
아침부터 갑자기 와이어 삽입에 수술시간 변경에 마음의 준비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 수술실 가는 침대에 누워있는데 막 눈물이 쏟아졌다. 너무 서러웠었다. 울면서 남편과 수술실로 이동했고, 작별 인사를 하고 수술실 안으로 들어갔다.
수술실 안에 누워서 또 대기를 하게 되었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자, 간호사님이 울지 말라면서 휴지를 쥐어주셨다. 속모자를 하고 누워있다가 수술장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수술하는 게 처음도 아닌데, 갑자기 슬의생 드라마가 생각이 나면서, 천장을 보고 이동하는데 더 서럽게 울게 되었다.
이동침대에서 수술 침대 위로 옮겨 누웠다. 몸에 여러 기기들을 부착하는데도 계속 울었고, 남자 간호사님인지 의사분이신지 이렇게 자꾸 울고 진정하지 못하면 마취 제대로 안되고 수술이 안된다고 해서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입마개를 하자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바로 마취에 들었다. 내 담당 교수님은 보지 못한 채 잠이 들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눈을 떴다. 수술 회복실이었다. 시간을 보니 오후 2시 30분이 넘어있었다. 마취 때문인지 시간 계산이 되지 않았다. 내가 몇 시에 들어갔더라.
9시 30분쯤 들어간 것 같은데, 그럼 난 전절제를 했나 보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원래 부분절제 수술을 하기로 했어서 2시간이면 된다는 수술이 5시간이 되었다.
유방외과 수술이 끝나고 교수님이 나와서 전절제를 했다고 남편에게 말해주셨다고 한다. 남편은 길어지는 수술에 정말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밥도 먹지 못하고 기다렸다고 한다.
수술실을 나와 남편을 만났는 거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분명 안 잔 것 같은데, 남편도 내가 잠들지는 않았다고 하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병실 침대로 옮기고 간호사들이 옷을 갈아입혀 준 부분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옷을 갈아입는 게 수치스럽다고 생각했는 건지 기억에서 삭제한 기분이다. 2시간 동안은 잠들지 말고 호흡을 잘해줘야 하고, 소변을 4시간 안에 봐야 하고, 물은 바로 마셔도 된다고 했다.
물을 마셨는데 속이 좋지 않았다. 저녁은 죽이나 일반식 중에 고르라고 하셔서, 일반식으로 했다. 밥을 먹고 싶었다. 수면 마취하면서 잠을 푹 자서 그런지 잠은 딱히 오지 않아 남편이랑 계속 수다를 떨었다. 하지만 힘은 없어서 휴대폰 연락은 전혀 보지도 못했다.
저녁을 먹는데 속이 안 좋더니 먹다 말고 결국 구토를 했다. 밥은 다 남겼다. 힘들어서 간호사에게 구토방지제를 처방해 달라고 했지만, 마취 부작용일 수도 있다고 처방을 거부했다. 구토 3번을 하고서야 겨우 구토방지제 주사를 처방받았고, 더 이상 구토를 하지 않았다.
다른 교수님들은 회진을 도는데 우리 교수님만 회진을 오시지 않았다. 교수님만 오셨더라면 구토방지제를 좀 더 빨리 처방받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리고 자세한 수술 후기에 대해서 듣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퇴원하기까지
유방암 수술 다음 날, 주말이어서 그런지 교수님은 회진 오지도 않고(우리 교수님만 안 오심^^) 수간호사님이 오셨다. 전절제면 통증이 심해서 무통주사를 달고 있어야 하는데, 원래는 부분절제로 진행하기로 한 수술이라 깜빡한 것 같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무통주사를 달겠냐고 해서 계속 통증은 있었기에 바로 달았다. 어제 구토를 3번이나 해서 힘도 더 없는 것 같아 영양 수액도 처방해 달라고 했다. 무통주사와 영양수액은 모두 비급여 처리된다고 했다.
수간호사님께 정확히 나의 수술 결과에 대해 물어봤다. 원래는 교수님이 알려주셔야 되는 거라고 말씀하기 꺼리셨지만, 교수님은 월요일에나 회진 돌텐데, 결과를 기다리기엔 너무 길다고 말씀드렸더니, 수술 결과를 알려주셨다.
유방암 크기는 1.3cm이고, 겨드랑이는 2개의 전이가 발견됐고 곽청술을 했다고 한다. 림프절은 38개를 모두 절제했다. 림프는 사람마다 다르다. 적을 수도 많을 수 도 있다고 했다. 유방은 미세석회 부분으로 인해서 전절제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유두는 살렸다고 한다. 정말 다행이었다.
유두의 보존 여부는 알 수 없었는데 유두라도 살릴 수 있어서 그나마 살릴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게 최악을 달리고 있었지만 하나 다행스러운 게 있어서 남편과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전절제 보형물을 삽입 후, 매일 한 번씩 성형외과 처치실로 가서 소독을 받았다. 다른 병원은 써지브라를 하는 것 같은데, 우리 병원은 성형외과 교수님은 써지브라보다는 압박붕대가 더 낫다고 하셨다.
처음 소독하는 날은 도저히 나의 가슴을 볼 용기가 안 생겨 보지 않았다. 몇 번 처치를 하고 나서야 나의 흉터와 가슴을 볼 수 있었다. 흉터가 생각보다 너무 길었다. 나의 길이가 얼마정도 되냐고 물어보니 줄자를 대시며 12cm라고 설명해 주셨다.
흉터에 충격을 먹었다. 시간이 지나면, 레이저라도 해야 하나 생각했다. 소독 후 다시 압박 붕대를 하였는데, 항상 괜찮다가 하루는 배액관 쪽에 통증이 너무 왔다. 침대에 앉아서 움직이지도 못했다. 조금만 움직여도 송곳으로 배액관 부분이 찌르는 느낌이 났다. 눕지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서 있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진통제 주사를 처방받았다.
하지만, 진통제를 맞아도 움직일 수 없었고, 너무 아파 눈물이 났다. 1시간을 계속 울었다. 옆에 환자분 께서, 배액관 문제이지 싶다고 하셨다. 여태 괜찮다가 아픈 게 성형외과 처치 후 배액관 위치가 달라져서 그럴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다른 환자분도 그랬다고 하시면서 말이다.
결국 성형외과에게 다시 처치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직접 갈려고 하는데,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통증이 너무 심해 성형외과 간호사님께서 병동으로 오셨다. 압박붕대를 다 풀고, 배액관 부분을 만졌는데 소리를 '악'하고 나도 모르게 질렀고, 눈물, 콧물을 다 쏟아냈다.
역시나 배액관 문제가 맞았다. 배액관은 그냥 살에 꽂아 넣은 거라 고정이 안된다. 특히 유방외과에서 꽂은 배액관은 얕게 들어가 있어서 더 그렇다며 배액관 부분을 만지면서 압박붕대를 감아주시니 괜찮았다. 정말 지옥의 경험이었다. 배액관을 얼른 제거하고 싶었다.
드디어 유방외과 교수님께서 회진을 오셨다. 항암 여부와 임신 여부에 대해서 물었더니 아직 결과가 안 나와서 대답을 해줄 수가 없다며, 교수님께서 조직검사 결과를 독촉하겠다고 하셨다.
수술한 지 7일 차에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다. 수술 후 암 타입은 호르몬 양성 허투음성, 핵등급 3등급, ki 지수 42.29%였다. 수술 전과 결과가 달라졌다. 수술 전은 핵등급 2등급, ki지수가 17.51%였다. ki지수가 암의 증식속도로 생각하면 되는데 20%부터 빠르다고 한다. 나는 그 2배인 셈이다.
어쩐지 발견 당시 전이가 1개였는데, 16일 만에 전이가 2개가 됐다. 암의 진행 속도는 보통 느리다고 하는데, 젊은 암환자는 장담할 수 없는 것 같다. 서울 간다고 안 깝죽거리고, 빨리 수술되는 지방병원에서 수술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안 그랬으면 순식간에 3기가 됐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께서는 항암 AC 4번, TC 4번 해서 총 8번을 해야 한다고 했고, 전절제와 곽청술을 했기에 방사선은 안 해도 된다고 하셨다. 브리카 검사 결과 브리카가 있다면 반대편 가슴과 자궁 제거도 고민해봐야 하는데 그건 결과 나오면 말하자고 하셨다.
(브리카는 해당되지 않았다. 근데 왜 이 젊은 나이에 암이 걸린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항암 하기 싫어서 온코검사를 해볼 수 없냐고 물어봤는데, 교수님은 조직검사 결과지가 나쁘니까 온코검사하면 돈만 날린다며 무조건 항암은 8번은 해야 한다고 하셨다. 매우 딱 잘라 말하셔서 속상
수술한 지 8일 차가 되었을 때, 혼자서 화장실도 가고 움직이는 것에 불편함이 없어졌다. 원래라면 부분절제라서 퇴원하고도 남을 기간이었는데, 전절제를 하면서 흉터에 괴사가 생겨서 소독을 하면서 두고 봐야 한다고, 경과가 안 좋으면 흉터를 다시 수술해 복원해야 할 수도 있대서, 계속 병원에 입원을 하였고, 첫 번째 결혼기념일날을 병실에서 맞았다.
결혼 1주년 기념으로 한옥펜션도 예약해 놓고, 단풍놀이를 계획했었는데, 병실에 있는 게 너무 슬펐다. 결혼 2주년 때는 지금을 회상하며 웃고 떠들고 건강한 모습이고 싶었다.
수술 11일 차 드디어 배액관 하나를 제거했다. 2개의 배액관 중에 유방외과 배액관만 제거를 했다. 배액관을 제거하는 기준은 유방외과는 피가 10 이하로 떨어지고, 3일째 되면 제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주말이 끼이는 바람에 10일 차에 제거 못하고, 11일 차에 제거했다.
배액관을 뽑을 때 아플까 걱정했었는데 전혀 아프지 않았다. 너무 속이 시원했다. 여태 이거 때문에 고생했는데 너무 좋았다.
수술 12일 차 유방외과는 이제 퇴원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성형외과 오더가 없어서 퇴원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성형외과 교수님이 회진을 도시면서 오늘 당장 퇴원이 가능하다 하셨다.
흉터도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배액관도 수치상으로 조금 넘지만,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하셨다. 배액관을 빼내는데 유방외과 보다 길어서 그런지 쑤욱 빠지는 느낌이 났는데 하나도 안 아팠다.
유방외과 교수님이 수술 중이라 진단서와 난임병원 진료의뢰서가 준비되지 않아서 퇴원일을 미룰까도 생각했지만, 하루 빨리 난임 병원에 가서 배아동결 상담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당일 퇴원을 14시에 했다.
병원비는 중증적용이 되기 때문에 저렴하게 나오지만, 나의 경우 인공진피를 많이 넣으셔서(비급여) 약 1,1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왔다. 인공진피 하나당 200만원이 넘었던 걸로 기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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