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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수술 후 6주 안에 배아동결을 마치고, 항암을 시작해야 한다고 하셨다. 내가 수술한 대학병원에는 난임 센터가 없었다. 퇴원 후 난임전문병원으로 가야 했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유방암 배아동결 이야기
난임병원 방문
수술하고 퇴원 후 당일 날 바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난임병원으로 갔다. 근데 대학병원 내에서는 쌩쌩해서 이제 퇴원해도 되겠다 했지만, 일상생활은 하기에는 무리였던 체력이었나 보다.
곽청술로 팔 각도는 45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 상태였는데, 차에 앉아서 팔을 아래로 놔두니 진동이 와서 너무 아팠다. 대학병원에서 난임병원까지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는데, 통증이 심했다.
난임병원은 여러 원장님이 계신데, 처음 방문하는 경우는 보통 5~7과 선생님을 배정하는 것 같았다.
실장님이랑 먼저 상담을 하면서, 유방암에 걸려 수술을 했고, 항암을 8번 하며, 약 복용도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항암까지 6주까지의 시간밖에 없으니 배아동결을 할 수 있는 기회는 1번밖에 없을 것 같으니 2,3과 선생님으로 배정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1과 선생님은 휴직 중이셨다. 지금은 복직을 하신 것 같다.)
실장님께서 원장님과 얘기해 보시겠다고 하시더니 3과 선생님은 안 계시고, 2과 선생님만 오늘 계신다며 2과 원장님에게 배정을 해주셨다. 고마웠다. 절박한 심정으로 찾아간 나의 심정을 헤아려주셔서.
정부에서 지원하는 난임 비용을 지원받으려면 남자는 정자검사, 여자는 조영술 검사를 하여야 한다고 하셨다. 하지만, 원장님께서는 내 몸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조영술 검사를 한다면 몸에 무리가 많이 갈 거라며 권하시지 않으셨다.
오늘은 당장 하지 않아도 되니까 고민해 보라고 하셨다. 남편만 정자 검사를 하고, 결과를 보고 나서 배아동결 진행 여부를 보자고 하셨다. 남편의 결과는 정상이었고, 나는 그날 초음파 검사만 했다.
정부지원 포기
정부지원받으려고 보건소까지 찾아갔었지만, 조영술 검사 때문에 지원을 포기했다. 지금도 몸이 힘든데 배아동결 후 항암까지 너무 내 몸을 혹사할 것 같아서.
원장님은 배아동결에 대해서 엄청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현재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심한 상태여서 생리할 수 있도록 약을 처방해 주시는데, 유방암이라 호르몬에 영향을 받으니 호르몬이 제일 적은 약으로 처방해 주셨다.
그래서 생리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생리가 11월 22일 안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배아동결은 포기하고, 항암을 바로 하는 게 낫다고 하셨다. 생리가 터지면 2,3일 차에 병원으로 방문하면 된다고 하셨다. 생리가 제발 터지길 빌고 빌었다.
생리 시작, 배아동결 준비과정
11월 19일이 되었을 때, 다행히 생리가 터졌다.
다음 날은 공휴일이었기에, 3일 차에 병원을 방문했다. 주사랑 약처방을 받았다. 당뇨약 2알과 배란유도제 2알, 아스피린 1알을 매일 먹어야 했다. 주사약 또한 호르몬의 영향을 받으니 제일 약한 거 윗단계를 주신다고 하셨다. 주사약은 나는 격일로 주사를 놨다.
경과를 보러 난임 병원에 다시 방문했다. 초음파를 확인하는데 왼쪽에 1개, 오른쪽에 2개로 총 3개의 난자가 자라고 있었다. 다낭성이라서 많이 생겨서 고생하면 어쩌나 생각했는데, 약이 적어서 그런지 너무 적게 자라고 있어서 아쉬웠다.
또 경과를 보러 갔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고 주사약의 단계를 높였다.
난자 채취 전날 병원을 가서 초음파를 보는데 이제는 1개밖에 채취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셨다.
주사를 셀프로 찔러가며, 약을 먹어가며 호르몬의 영향 때문인지, 림프에 미세전이가 전체적으로 있다는 말로 인해 전이가 될까 봐 무서워서 그런지 혼자 있을 때 갑자기 우는 일이 생기게 되고 우울증이 생기게 되었는데 시간과 돈을 투자했지만 겨우 1개라니 속상했다.
배아동결 하다
12월 3일 난자 채취 날, 병원에 8시 30분까지 도착했다.
난자 채취실은 깨끗했고, 생각했던 수술실과 달랐다.
수면 마취 전에 원장님께서는 난자 1개만 채취될 것이지만, 가망이 있는 건 좀 더 채취하신다고 하셨다.
수면마취에 들어가기 전 자세를 잡아야 하는데, 양팔을 묶는 자세였는데 수술한 팔이 안 올라가서 한쪽 팔만 묶고 수술에 들어갔다. 마취가 도중에 풀린다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는데, 나는 채취가 적어서 그런지 깨우셔서 겨우 일어났다. 회복실에서 수액을 맞으면서 2시간 정도 쉬었다.
집에 가기 전 원장님 진료를 봤는데 난자 2개를 채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1개의 상태는 좋지 않은 편이기에, 배아가 잘 만들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하셨다. 하나가 아닌 두 개나 채취됐다니 다행이었다.
채취 개수가 적은데도 배에는 복수가 조금 찼다. 생리통처럼 복통도 있었다. 수술 당일은 불편했고, 3일 차 되었을 때 괜찮아졌다. 복수를 없애는데 이온음료가 좋다고 해서 물 대신 이온음료를 많이 마셨다.(포카리 말고 당분 없는 이온음료 마시세요)
병원 어플을 통해서 배아 개수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2개가 성공하였다. 너무 좋았다. 공난포일까 봐, 수정이 안될까 봐 걱정했는데 그래도 우리에겐 2개의 보험이 생겼다.
배아는 5일 배아가 좋은데 3일인지 5일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3일 배아였다.)
병원에 내원해서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12월 7일이 항암 입원이었기에 확인을 못했다. 냉동 보관은 1년마다 연장할 수 있는데 애초에 5년으로 정하고 금액을 납입했다.
총 금액은 남들에 비해 사용한 약도 적었고, 배아 개수도 적어서
먹는 약 + 주사 + 채취 + 보관 비용을 다 합쳐서 190만 원 정도 비용이 든 걸로 기억한다.
냉동 배아 갯수가 많다면 비용은 조금 더 올라간다.
수술 후 만 2년이 지나면 시험관 도전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남편이 반대해서 하지를 못한다. 약을 다 먹고 모든 치료가 다 끝난후에 하자고 한다. 아기보단 내가 먼저라고.
유방외과 교수님께서는 약 복용이 끝난 후 6개월이 지나야 약 기운이 빠져서 시험관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앞으로 4년이 남았다. 4년 동안 나는 남편과 신혼을 길게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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