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오늘은 30대에 젊은 유방암 환자가 된 나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현재는 정기검진 2년을 잘 통과해서 호르몬약 부작용, 림프부종과 사투중인 상황이다.
나는 결혼한지 1년도 안 된 신혼이었다. 남편이 가슴을 만지더니 멍울이 잡힌다고 했다. 원래 생리할 때가 되면 멍울이 잡혔고, 그 외에는 생리 전 증후군이 항상 달랐다.
다낭성 증후군이 있어서 생리 주기도 일정하지 않아서 생리하기 전에 피 비치는 현상이 보이길래 남편에게 생리할 때가 돼서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가슴은 만지지도 않았다.
2-3주 후 남편이 또 가슴에서 멍울이 만져진다고 했다. 생리는 시작 하지도 않았고 멍울이 이렇게 오래갈 리가 없어서 남편이 말하는 데를 만져봤는데 멍울이 아니라 딱딱한 혹이 있었다. 1센티는 넘게 느껴졌다.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 싶어 검색을 해보았다.
섬유선종일 거라 생각하며 병원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주말이었다. 그것도 연휴기간이 겹친 주말. 출근하자마자 지역에 하나뿐인 전문의 유방외과에 진료 예약 전화를 했다. 예약을 안 하면 방문이 안된다고 했다. 예약은 한 달 뒤에나 된다고 해서 우선 예약을 하고 취소 자리가 나면 당일도 괜찮으니 연락을 달라고 했다. 이렇게 유방외과 진료가 치열한지 몰랐다.
혹을 너무 만져서일까 이튿날 새벽 4시에 가슴 통증이 너무 심해서 깼다. 타이레놀을 먹었는데도 잠을 들 수가 없어 1시간이나 있다가 겨우 잠들었다.
통증이 심했던 그 날 오전, 병원에서 연락이 왔는데 오후에 취소자리가 나왔다고 한다. 오후에 반차를 빼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손으로 촉진을 해보며 섬유선종 같은데 초음파를 해보자고 한다. 오른쪽은 깨끗했지만 왼쪽에는 1.6센티의 혹과 작은 혹이 근처에 있었다. 겨드랑이에도 하나가 있었다.
모양이 괜찮기는 한데 의심스러우니 조직검사를 하자고 한다. 확실한 게 좋으니 알겠다고 했는데 탕탕탕탕탕 5번의 총소리에 뭔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조직검사를 한 곳은 묵직하게 아프고 피멍이 들었다.
결과는 일주일 후면 나온다고 해서 일주일 후로 진료 예약을 해뒀다. 그런데 갑자기 예약 하루 전날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간호사가 결과가 나왔는데 당장 오늘 들으러 오라고 한다. 내일 가면 안 되냐니까 오늘 꼭 오라고 한다. 이때까지 나는 눈치를 못 챘다. 당연히 섬유선종으로 믿고 있었으니까.
초음파 모양을 기억해서 인터넷 검색했을 때 내 모양은 5-10% 확률로 암으로 기억하고 의사도 암이란 말은 입밖에도 안 냈으니까.
조퇴를 내고, 남편이 휴무라 집에서 만나서 같이 병원으로 갔다. 남편이 무조건 같이 가서 듣겠다해서 병원 들렸다가 데이트하고 들어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런 걱정조차 없는 나였다.
병원 진료실로 들어가자 의사의 첫마디가 ‘암입니다.‘ 였다.
잘못 들은 줄 알고 다시 되물었다. 드라마로 보던 대사와 상황이 내게 벌어졌다. 눈물도 나지 않고 어이가 없었다. 의사는 병원을 추천해 주면서 당장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한다.
대기실로 나가서 앉아있는데 그제서야 실감이 나면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남편도 울었다고 하는데 그때는 우는 줄도 몰랐다.
우리 집안은 유방암은 물론 양성 혹조차 있다는 소리를 못 들었는데 내가 암이라니… 접수처에서 서류랑 소견서를 주면서 설명하는데 아무것도 안 들리고 눈물만 나왔다.
주차장에 내려와서 가까운 지역의 3차 병원으로 전화를 돌렸다. 당장 다음날 예약되는 곳이 있어 예약했다. 나는 갑자기 2022년 10월 18일 만 31세 나이에 유방암 환자가 됐다.
'유방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방암 환자의 전조 증상 3가지 (2) | 2024.11.16 |
---|---|
유방암 환자의 영양제 추천리스트(내돈내산) (2) | 2024.11.01 |
싸이모신 알파1(면역주사) 병원 찾는 법 + 8개월 후기 (0) | 2024.10.29 |
탈모치료 피부과 후기(내돈내산) (1) | 2024.09.09 |
케모포트 제거 후기 (1) | 2024.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