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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젊은 유방암] 림프부종 후기

세이지의 지구여행 2024. 12. 22. 00:16

림프부종은 팔이 코끼리처럼 변하는 난치병 중 하나다. 곽청술을 한 유방암 환자에게 발생하는데 나는 어이없게도 길거리에서 어깨빵을 당하고 생기고 말았다.
 
 

림프부종
림프부종

 
 

 림프부종 발생

 
수술 전 부분절제와 생검술을 진행한다고 했다. 세침검사로 전이가 1개 된 건 알았고, 입원 당일 초음파로 2개가 된 걸 알게 되었다. 곽청술은 진행하지 않을 거고, 하더라도 림프부종은 나이 든 사람에게나 생긴다고 했다.
 
 
 
그렇게 안심하고 수술장에 들어갔지만 수술 후 미세석회와 미세전이로 전절제와 38개의 림프를 전체 다 제거했다. 후항암을 8번이나 했었는데 어차피 항암을 해야 하는 거라면 선항암으로 곽청술만 피했어도 삶의 질이 달랐을 텐데 서울로 안 간걸 너무 후회했다.
 
 
 
전이로 인해 3기나 말기가 될까 무서워 서둘러 수술하자는 말에 따랐는데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곽청술때문에 이 글을 찾아보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림프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
 
 
 
유방암보다 더 빡치고 막막한 기분이 든다. 나는 수술 후 7개월 만에 림프부종이 발생했다. 림프부종은 보통 감염으로 발생하는데 나는 어이없게도 길을 걸어가면서 어깨빵을 당하고 바로 다음날 생겼다.
 
 
 
소리 지를 정도로 강한 충격이었는데 주먹만 한 피멍과 함께 양쪽팔 차이가 2cm 났다. 항암을 하면서 이미 1cm 차이가 나기 시작했었는데 아무래도 TC항암으로 부종이 오는 중에 강한 충격으로 림프부종이 생긴 듯했다.
 
 
 
아직도 열받는 건 날 치고 가놓고 사과도 없이 간 그 여자 뒷모습을 잊을 수 없다.(부들부들)
 

 
 

 재활의학과 방문

 
림프부종은 초기에 무조건 관리를 해야 하는 병이라고 한다. 보통은 어느 과로 가야할지도 모르는데 꼭 재활의학과를 방문해야한다. 나는 유방외과에 협진을 부탁했다. 유방외과 교수님은 괜찮아 보인다고 하셨지만 나는 강력하게 협진 요청을 했다.
 
 
 
재활의학과 교수님을 만났는데 림프부종 초기 같다며 압박스타킹 처방과 엔테론 2주 치, 10번의 압박붕대 치료 처방이 되었다. 자세한 걸 알아보기 위해 림프신티그라티 검사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림프신티그라티 검사는 손등뼈 사이사이에 방사능 물질을 넣는 주사를 맞는데 부종이 있는 팔과 없는 팔을 비교하기 위해서 양쪽 손에 2방씩 총 4대를 맞는다. 그리고 뼈스캔 검사를 하는 건데 무척이나 아프다.
 
 
 
주사도 아프지만 방사능 물질이 들어올 때 눈물이 나도록 아팠다. 다른 병원에서는 마취를 하고 맞는 병원도 있다고 했는데, 나는 마취 없이 생으로 맞어서 유두 주사 보다 아파서 절대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검사다.
 
 
 
검사결과 림프가 모두 막혔다는 말을 들었을 뿐 별다른 처방이 없었다. 이럴 거면 왜 받나 싶었다. 안 받을 수 있다면 안 받는 걸 추천 한다. 2차병원의 경우 림프신티 검사를 안하는 병원도 많다.
 
 

 
 

 림프도수치료

 
본원은 차를 타고도 왕복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 때문에 붕대치료는 3,4번 정도만 했다. 집 근처 병원에서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림프치료를 하는 곳이 요양병원뿐이었다.(2차 병원조차도 림프도수 치료를 안함)
요양병원 림프도수치료는 비급여로 밖에 안 돼서 주 2,3회씩 1시간 치료를 다녔다.
 
 
 
집에서는 매일 10분짜리 유튜브 영상을 보며 하루 2번씩 마사지를 해줬고, 압박붕대는 하기 힘들어서 압박 스타킹만 착용해 줬다.(잘 때는 착용하면 안된다.)
 
 
 
한 달이 좀 더 지났을 때 림프마사지가 너무 힘들어서 림프용 마사지기를 구매했다. 일반 공기압을 쓰면 안 돼서 병원 납품용으로 알아봤는데 무려 백만 원이 넘는다. 평생 쓰는 거니까 내 몸을 위해 투자하기로 했다.(내 명품백보다 비싼 걸 주문하는데 손떨림)
 
 
 
마사지기는 누워서 팔만 끼우고 버튼만 누르면 되니까 확실히 손으로 하는거보다 편하긴 하다. 부종이 줄어드는 효과는 미미한데 통증은 개선이 됐다.
 
 
 
림프부종 발생한 지 2달 차 도수치료를 주 1회 정도로 줄일정도로 통증이 좋아졌다. 가끔 아프면 주 2회 가는 정도? 압박스타킹은 팔에 무리 가는 일 할 때만 착용하고 잘 착용하지 않았다.
 
 
 
수치는 2cm에서 1.2cm까지 내려갔지만 1.4cm까지 왔다 갔다 했다. 이 정도면 부종이 심한 편도 아니라 그냥 유지만 하자는 생각으로 도수치료와 림프부종마사지, 스트레칭을 하며 지냈다.
 
 

 
 
8개월 만에 다시 통증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팔이 끼는 패딩을 입어서인지 발톱을 다쳐 피멍을 들어서 그런지 먹었던 정형외과 약이 문제가 발생했는지 어떤게 원인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일 이후 도라에몽 손등이 되더니 핸들을 잡을 수 조차 없게 되고, 손에 힘만 주거나 손을 꺾어도 아프게 됐다. 너무 아파서 가만히 누워있어도 눈물이 났다.
 
 
 
어이없는 게 정말 부종은 방심한 틈에 오는 거 같다. 한 달 전 후쿠오카 비행기를 타는 중에도 붓지 않았는데 말이다.
 
 
 
집에 있는 압박스타킹을 했는데, 손등까지 오는 거라 오히려 손등이 더 붓고 통증이 심해서 스타킹을 착용하지 못했다. 엔테론만 먹으며 림프마사지기와 도수치료를 받았지만 도저히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지길래 서울 쪽 병원으로 가보기로 했다.(본원은 손가락 스타킹, 모비덤 가먼트 처방이 안됨)
 
 
 

서울 병원 가다

 
무려 차로 왕복 7시간 거리를 달려갔는데 의료의 수준이 천지개벽 수준이었다. 조직검사결과지와 림프신티결과지만 챙겨갔다. 2차병원이라 진료의뢰서는 필요없었다.
 
 
 
나의 히스토리를 들어주시며 나의 부종 림프 길이 어디가 열려있는지 초음파로 알아보자고 하셨다. 바로 초음파실로 가서 보는데 림프가 막힌 곳과 흐르는 곳을 보여주시며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알려주셨다 관리도 잘한 편이라며 칭찬해 주셨다.
 
 
 
물리치료는 집이 멀어 패스했고 붕대와 손가락까지 오는 스타킹, 모비덤 처방을 받았다. 오토핏도 받고 싶었지만 실비 때문에 다음에 받기로 했다.(다음에 받았지만 오토핏은 나와 맞지 않았다.)
 
 
 
경과를 보기 위해 1달, 2달 간격으로 방문하라고 하셨지만 도저히 멀어서 몇 번 방문하고는 가지 못하고 있다.
 
 

 
 

 일산 병원

 
이사를 하면서 가까운 일산에 있는 병원으로 재활의학과를 다니고 있다. 재활의학과 교수님을 만나 8번의 물리치료를 처방 받았다. 모비덤 가먼트와 스타킹도 추가 처방 받을 수 있었다.
 
 
물리치료는 도수 30분, 기계 20분, 압박 붕대 치료를 하고 있다. 운동 치료를 병행할 때도 있다. 
 
 
8회의 치료가 끝나고 재활의학과 교수님을 다시 만나서 추가 8회 처방을 받았다. 교수님께서는 팔꿈치 위로는 1cm가 줄었다며 좋아지고 있다고 칭찬해 주셨다. 
 
 
하지만 여전히 손등의 부종은 도라에몽이다. 빠지긴 했지만 정상은 아니다. 림프부종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병인 것 같다.
 
 
 
병원에서 해주는 도수치료도 있지만 환자 본인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유방암 치료과정보다 더 힘든것 같다. 그래도 점점 좋아지고 있고, 난치병이지만 불치병은 아니니까. 꼭 림프부종 이겨내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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